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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백신 괜찮나… 물량 부족할까… 독감백신 접종 전면 중단 파장
제이에스마스크 (ip:) 평점 0점   작성일 2020-09-23 추천 추천하기 조회수 1

정은경 “안전 확인 때까지는 연기 필요”
식약처 “광범위 검사로 품질 확인할 것”
초등생·어르신 등 접종일정 지연 불가피
백신 폐기 땐 추가 확보·수입 쉽지 않아
정부, 코로나·독감 모두 걱정할 상황 직면
맘카페선 우려 글… 병원마다 문의 빗발
“정부, 백신 강조하며 물량확보 못해” 성토

22일 서울 송파구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독감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이 22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을 전면 중단한 것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결정한 조치다. 유통 과정에서의 실수는 백신 품질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일로 영향을 받는 독감 백신 규모에 따라 예방접종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됐다.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동시 유행(트윈데믹)을 막겠다는 방역 당국 계획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독감 예방접종 일정 지연 불가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조금이라도 안전상에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안전을 확인할 때까지는 접종을 연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급작스럽게 결정이 내려졌다”며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은 2∼8도 수준에서 유통돼야 하는데, 이보다 높은 온도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노출 시간, 온도 등에 따라 백신 효능이 영향을 받는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장은 “백신이 정해진 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보관되면 단백질 함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함량이 낮아지면 백신의 효과가 약간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문 과장은 “백신의 효과뿐 아니라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안전성 문제는 없는지까지 확인하겠다”며 “광범위한 검사를 통해 제품 전반의 품질을 최종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보건 당국은 백신의 안전성 및 품질 확인에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22일 서울 성동구보건소 예방접종실에서 관계자가 무료 예방 접종을 일시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남정탁 기자

독감 예방접종 일정은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만 16∼18세(고등학생)는 이날부터, 만 13∼15세(중학생)는 10월5일부터, 만 7∼12세(초등학생)는 10월19일부터, 만 62세 이상 어르신은 10월27일부터를 집중 접종 기간으로 정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백신 효과가 접종 2주 뒤부터 나타나는 점과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을 고려하면 적어도 11월 초까지는 접종을 마쳐야 한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는 2018년에는 11월 16일, 지난해에는 11월 15일 발령됐다.

더 큰 문제는 검사 결과에 따라 백신 일부가 폐기될 경우다. 올해 승인된 독감 백신 물량은 무료 독감 백신 1900만명분을 포함해 총 2964만명분이다. 폐기된 양만큼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을 제조·검증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에 지금 생산한다고 해도 내년 2∼3월에나 공급될 수 있다. 수입도 대부분 5∼6개월 전에 계약하기에 추가 물량을 구하기 어렵다. 정 청장은 “현재는 폐기를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백신 접종일정은 재조정하고 있다. 최대한 62세 이상 접종일정은 계획된 일정대로 진행이 될 수 있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백신은 괜찮나… 물량 부족할까… 시민 불안

정부는 코로나19와 독감 모두를 걱정할 상황에 부닥쳤다. 코로나19와 독감 증상이 유사해 독감 환자가 늘어나면 의료기관에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정 총장은 독감 유행과 관련해 “코로나19로 인한 예방수칙 준수, 백신과 올해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매칭 등에 따라 유행 크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인플루엔자 유행상황을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독감 백신을 맞은 이들은 백신 안전성을, 앞으로 접종해야 할 이들은 백신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 이날 병원에는 독감과 관련한 문의 전화가 빗발쳤고, 맘카페 등에는 관련 글이 잇따랐다.

2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잠정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한 카페에는 “병원에서 유료백신으로 아이들 접종할 것”이라며 “무료 접종이 재개되겠지만 왠지 찜찜하다”고 했다. 또 다른 카페에는 “지난주에 아기 독감 백신 맞혔는데 불안하다”며 “그 전 것도 관리가 잘 됐을지 의문스럽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카페에는 “안 그래도 백신이 부족하다고 하던데, 중단되면 못 맞을 수 있는 것 아니냐”거나 “정부가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백신을 꼭 맞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백신 물량 확보도 못했다”는 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임신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도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서둘러 주사를 맞으려고 했는데 기약 없이 미뤄져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일시 중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 당국은 지난 8일부터 접종이 시작된 백신은 이번에 문제가 된 물량에 포함된 백신이 아니라 각 병원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지금까지 11만8000명 정도가 접종했고, 이상 반응이 있다고 신고된 건수는 없다”며 “식약처의 품질검사 결과에 따라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없다면 즉시 물량을 공급하고, 폐기물량이 생긴다면 조치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에서 “질병청은 접종을 몇 시간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중단의 구체적인 사유와 일선 의료기관의 대응방안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이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현 상황에 대해 국민과 의료진에게 충분한 설명과 책임 있는 사과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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