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이상 반응은 2∼3일 안에 회복, 지속하면 병원 찾아야
원래 먹고 있는 고혈압 등 치료제는 백신 접종과 관계없이 복용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홍모 씨(49)는 지난 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접종 후 12시간이 지나자 온몸이 으슬으슬 떨리더니 급기야 체온이 38℃를 넘었다. 이런 이상 반응을 호소한 그에게 의사는 "백신에 의한 면역 형성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상적 반응이니 타이레놀을 복용하며 경과를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홍 씨는 8시간에 한 번, 타이레놀을 3회 복용한 후 정상으로 회복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보건의료인 등을 중심으로 발열 등 이상 반응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잖이 보고되고 있다.

백신 접종후 열이 오르거나 근육통이 발생하는 건 체내 면역 형성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반응이므로 과도한 우려를 삼가야 한다고 의료계는 강조했다.

특히 경미한 이상 반응은 대개 2∼3일 이내에 호전되므로 무작정 응급실로 가기보다는 타이레놀 등을 복용하며 경과를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강동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 교수는 10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흔히 예상되는 부작용은 오한, 발열, 접종 부위 통증"이라며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48∼72시간 후 회복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타이레놀과 같은 해열제 복용을 권장한다"며 "단 체온이 39℃ 이상 오르는 상태가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해 적극적인 치료와 다른 원인이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해열제를 구비하고 귀가하는 게 좋다. 접종 후 현장에서 15∼30분간 머무르며 이상 반응을 확인하지만 발열, 근육통 등은 접종하고 나서 수 시간 후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해열제를 먹었더라도 평소에 복용하던 약을 중단해선 안 된다. 해열제로 많이 사용하는 타이레놀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 약과 함께 먹어도 무방하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접종 당일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무리해서 접종하지 않는 게 좋다.

식품, 동물, 환경, 라텍스 등에 대한 알레르기는 백신 접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른 백신이나 약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도 접종을 받을 수는 있으나 본인의 상태에 대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는 게 좋다.

독감, 대상포진 등 다른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약 14일 정도 간격을 두는 게 권장된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주사한 부위가 부어오르는 부종, 통증 등의 이상 반응도 흔한데 이 경우 역시 2∼3일 내 호전하므로 우선 상태를 지켜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만 2∼3일 이내에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악화할 경우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사람 중 고열, 오한, 근육통 등으로 며칠간 고생한 일부는 벌써 2차 접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예정된 접종을 모두 마쳐야 한다.

강 교수는 "강제할 수는 없지만 지속적인 면역 효과를 위해서는 2차 접종까지 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현재 가장 많은 접종이 이뤄진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다행히 2차 접종에서는 이런 부작용 빈도와 강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